주둥이가 매우 짧고 앞은 둥근 것이 특징인 범고래는 체중이 수컷 기준으로 10톤에 달할 정도로 엄청난 덩치를 자랑하는데요.
범고래는 사람을 공격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좁은 수조 안에서 오랫동안 살아야만 했던 이 범고래는 끔찍하면서도 충격적인 일을 벌이게 됩니다.
이 범고래의 이름은 '씨월드' 수컷 범고래 틸리쿰(Tilikum) 입니다. 녀석은 다른 고래들의 따돌림과 공격에 시달려야만 했습니다.
결국 14년이라는 오랜 세월 함께 손발을 맞췄던 조련사 등을 포함해 무려 3명이 사람을 죽여 살인 고래라는 악명을 떨치기까지 했는데요.
도대체 어떻게 된 것일까. 금속으로 된 수조의 빗장을 이빨로 물어뜯은 탓에 이빨이 다 닳아질 정도가 된 이 범고래 틸리쿰 이야기를 전하겠습니다.
사건은 지금으로부터 14년 전인 지난 2010년으로 거슬로 올라가게 됩니다. 사건은 부대 공연이 진행되고 있었을 때 벌어졌죠.
관람객들은 공연장 주변에서 식사를 하며 범고래 틸리쿰과 조련서 돈 브랜쇼(Dawn Brancheau)가 벌이는 쇼를 구경하고 있었는데요.
한참 공연이 벌어지고 있던 그때 조련사 돈 브랜쇼가 무슨 영문인지 실수로 그만 물에 빠지고 말았습니다.
문제는 그 다음부터였습니다. 범고래 틸리쿰이 조련사 돈 브랜쇼를 입으로 물고 물속을 휘저으며 돌아다녔습니다.
결국 그녀는 14년이란 세월 함께 손발을 맞춘 범고래에 의해 목숨을 잃게 된 것. 정말 충격 그 자체였습니다.
여기에 한발 더 나아가 충격적인 것은 부검 결과였습니다. 한마디로 말해 끔찍했고 잔인했습니다. 머리 가죽이 벗겨졌을 뿐만 아니라 갈비뼈는 부러졌고 왼쪽 팔은 골절, 팔꿈치는 탈구라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무려 16년이라는 세월을 씨월드에서 일한 베테랑 조련사 돈 브랜쇼는 그렇게 14년 동안 손발을 맞춘 범고래 틸리쿰에 의해 눈을 감고 말았는데요.
문제는 이전에도 사고가 있었다는 것. 범고래 틸리쿰은 1991년 조련사 캘티 번, 1999년 범고래 구경하러 몰래 들어간 관람객 대니얼 듀크스, 2010년 조련사 돈 브랜쇼 등까지 3명의 인간을 죽인 범고래가 됐습니다.
그렇다면 녀석은 언제부터 이렇게 난폭하게 된 것일까. 범고래 틸리쿰은 3살이던 시절 아이슬란드 동부 해안에서 잡혀 캐나다 '씨랜드'로 이송됐다고 합니다.
다만 그곳에서 암컷들이 자꾸 괴롭혀 금속 물탱크에 격리 수옹됐는데요. 전문가들은 범고래 틸리쿰이 어렸을 적 사회생활에 적응하지 못해 성격 파탄이 됐을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습니다.
여기에 인간의 이기적인 욕심으로 범고래 틸리쿰의 삶 자체를 송두리째 빼앗아 온 것도 한몫했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왔는데요.
무엇보다 안타까운 점은 범고래 틸리쿰은 지난 2017년 죽어서야 자신을 오랫동안 괴롭혔고 가둬놓았던 좁은 수조 밖으로 나올 수 있었습니다.
수족관에 갇혀서 생활한지 33년 만의 일이었습니다. 범고래 틸리쿰이 3명의 사람들을 죽여 악명 높은 범고래라는 수식어가 붙게 된 이유.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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