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냥용으로 24마리 들여왔는데 어느 순간 2억마리로 불어나 호주 뒤덮은 야생 토끼의 '대반란'

애니멀플래닛팀
2022.09.01 10:08:22

애니멀플래닛자료 사진 / CTV News


사냥용으로 들여온 토끼 24마리가 어느덧 2억마리로 불어나게 됐다면 믿으시겠습니까. 문제는 기존 생태계를 파멸시키다시피 하고 있다는 것.


영국 옥스퍼드대 조엘 알베스(Joel Alves) 연구원 등 연구진은 호주 생태계를 파멸시키다시피 한 외래종 토끼의 번성 과정을 유전학적으로 추척했고 그 결과가 담긴 논문을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 발표했는데요.


논문에 따르면 영국에서 태어나 식민지 호주에 정착한 목축업자 토머스 오스틴(Thomas Austin)은 1859년 모국에서 토끼 24마리를 사냥용으로 들여오게 됩니다.


문제는 토끼들이 3년 만에 무려 수천 마리로 불어나며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번식을 이어갔고 160여 년이 지난 오늘날 호주에 서식하는 야생토끼 개체 수가 약 2억 마리에 달한다는 것.


애니멀플래닛CNN


이와 관련해 연구진은 "유럽산 토끼가 호주에서 대량 서식하게 된 것은 역사상 가장 상징적이고 파괴적인 외래종 침략 사건"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즉, 외래종 침략은 환경과 경제를 파괴하는 중대한 원인이 된다고 지적한 것인데요. 물론 목축업자 토머스 오스틴 이전에 유럽산 토끼종이 호주 땅을 밟은 문헌 기록이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 호주 전역을 뒤덮다시피 하고 있는 야생 토끼의 대부분은 목축업자 토머스 오스틴이 들여온 24마리에서 번식한 것이라는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는 상황.


애니멀플래닛CNN


연구진은 "단 한 번의 사건이 호주에서 벌어진 대참사를 촉발한 것"이라며 "더 중요한 것은 유전적 구성"이라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사실 그동안 호주에 살던 토끼들의 경우 온순한 성격은 물론 늘어진 귀, 화려한 색의 털 등 가축화된 모습을 갖췄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목축업자 토머스 오스틴이 들여온 토끼들은 야생종의 유전적 특성을 잃지 않았고 그 덕분에 호주 대륙의 거친 들판에서 뛰어난 생명력을 보일 수 있었다는 설명인데요.


연구진은 "단 한 명의 행동이 환경에 파괴적인 영향을 가져올 수 있습니다"라며 "생물 다양성을 지켜내려면 엄격한 '바이오 안보' 정책을 유지해야 합니다"라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저작권자 ⓒ 애니멀플래닛,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