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Tube 'Mark Bowler'
보통 변장의 명수라고 하면 주위 배경과 동화되어 색을 변주하는 카멜레온을 가장 먼저 떠올리곤 합니다.
하지만 이보다 훨씬 더 파격적인 방식으로 자신을 보호하는 존재가 자연계에 숨어 있습니다.
그 화제의 주인공은 바로 헤메로플라네스 트리프톨레무스(스핑크스 나방)의 유충입니다.
일상적인 상태에서 이들은 그저 평범하고 길쭉한 초록빛 몸을 가진 채 나뭇잎 사이에 숨어 지내며 평화로운 시간을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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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생명의 위협을 느끼는 순간, 이 유충은 믿기 힘든 광경을 연출합니다.
몸 아랫부분을 뒤로 젖히고 체액을 앞부분으로 집중시켜 부풀림으로써, 치명적인 독을 품은 아마존 독사의 머리 모양을 완벽하게 재현해냅니다.
단순히 외형만 흉내 내는 것에 그치지 않습니다. 녀석은 뱀이 공격 직전 취하는 위협적인 움직임까지 그대로 모사하며 천적을 압박합니다.
시각과 행동을 모두 활용한 이 철저한 기만 전술은 새를 비롯한 포식자들을 혼비백산하게 만들기 충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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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마법처럼 변모한 모습에서는 이전의 연약한 벌레 이미지를 전혀 찾아볼 수 없습니다. 덕분에 노련한 사냥꾼들조차 겁에 질려 사냥을 포기하고 자리를 떠나게 된다고 합니다.
이 경이로운 생존 전략은 주로 남미의 울창한 밀림 지대에서 펼쳐지지만, 워낙 은밀하게 활동하기에 실제로 목격하기는 매우 어렵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성충인 나방으로 변태한 후에는 약 열흘에서 한 달 남짓의 짧은 생을 살아가며, 종족 번식을 위해 한 번에 약 천여 개의 알을 산란하는 생애 주기를 거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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