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식품 조필제 전 부회장 별세, 세계 최초 커피믹스 개발한 'K-커피 전설' 타계

하명진 기자 2026.04.22 08:53:02

애니멀플래닛조필제 전 동서식품 부회장. 경남 함안군 제공

대한민국 커피 산업의 살아있는 역사이자, 세계 최초로 '봉지 커피'의 기적을 일궈낸 조필제 전 동서식품 부회장이 지난 20일 오전 향년 101세를 일기로 별세했습니다.


1925년 경남 함안 출생인 고인은 1950년 서울대학교 항공조선공학과를 1회로 졸업한 뒤, 대한조선공사에서 우리나라 최초의 철강선인 '한양호' 건조를 진두지휘한 엔지니어 출신 경영인이었습니다. 이후 제일모직과 제일제당 등을 거치며 국내 산업 기반을 닦는 데 평생을 바쳤습니다.


고인의 업적 중 가장 빛나는 지점은 1974년 동서식품 부사장 부임 이후입니다. 그는 기술 부문을 총괄하며 식물성 크리머인 **'프리마'**의 대량 생산 성공을 이끌었으며, 1976년에는 커피와 크림, 설탕을 황금 비율로 배합한 '세계 최초 커피믹스' 개발을 주도했습니다. 이는 당시 다방 중심이었던 커피 문화를 가정과 사무실로 확산시킨 일대 혁명이었습니다.


조 전 부회장은 생전 회고록을 통해 "품질관리 사원의 아이디어에서 시작된 커피믹스가 오늘날 한국인의 소울푸드가 될 줄은 몰랐다"고 회상하며, 당시 '커피믹스'라는 명칭을 상표권으로 등록하지 못한 것에 대해 애정 어린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습니다.


1980년 사장 취임 후에는 냉동건조 공법을 적용한 **'맥심(Maxim)'**을 출시하며 국내 커피 시장의 고급화를 이끌었고, 프리마의 해외 수출길을 열어 K-푸드의 시초 역할을 했습니다. 1983년에는 동서기술연구소를 설립해 국내 식품 기술 발전에 크게 이바지했습니다.


빈소는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되었으며, 발인은 23일 오전 8시입니다. 고인은 고향인 경남 함안의 선영에서 영면에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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