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 노사가 성과급 산정 기준의 투명화를 두고 팽팽한 대립을 이어가는 가운데, 실적 악화기에도 등기 임원들은 매년 수십억 원에 달하는 상여금을 챙겨온 것으로 나타나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노조가 요구하는 ‘영업이익 기반 성과급 제도화’를 둘러싼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경영진의 책임 경영과 보상 체계의 공정성 확보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삼성전자의 2025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등기이사 4명이 수령한 상여금 총액은 132억 1,500만 원으로 1인당 평균 33억 300만 원에 달했습니다. 해당 상여금은 명절 상여를 비롯해 목표·성과·장기성과 인센티브(LTI)가 포함된 금액입니다. 특히 3년 이상 재직한 임원에게 지급되는 장기성과 인센티브의 경우, 최근에는 일부 금액이 자사주로 지급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반도체(DS) 부문을 이끄는 전영현 대표이사는 지난해 급여 17억 1,100만 원과 함께 상여금으로 35억 7,800만 원을 받았습니다. 지난해 반도체 부문이 매출 130조 1,000억 원, 영업이익 24조 9,000억 원을 기록한 점과 더불어 고대역폭메모리(HBM) 및 서버용 D램 등 고부가 가치 제품의 판매를 확대해 사업 체질을 개선했다는 비계량적 성과가 반영된 결과입니다.
하지만 임원 보상 체계를 둘러싼 비판의 핵심은 심각한 적자를 기록했던 시기에도 고액의 상여금이 지급되었다는 점입니다. 반도체 부문이 15조 원 규모의 적자를 낸 2023년에도 등기이사들의 1인당 평균 보수액은 상여금을 포함해 44억 200만 원에 달했습니다. 반면 당시 일반 직원들은 실적 악화를 이유로 성과 인센티브를 전혀 받지 못해 대조를 이뤘습니다.
당시 DS부문장이었던 경계현 사장은 적자 상황에서도 장기 성과 등을 인정받아 11억 900만 원의 상여금을 수령했습니다. 과거 HBM R&D 팀 해체 등으로 위기론의 중심에 섰던 김기남 고문 역시 같은 해 24억 4,500만 원의 상여금을 받았습니다. 사측은 미래 경쟁력 제고와 신사업 발굴 등 경영적 기여도를 고려한 산정이라고 밝혔으나, 직원들의 불만을 잠재우기는 역부족이었습니다.
노동조합이 성과급 지급 기준에 강한 의문을 제기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그동안 일반 직원들의 초과이익성과급(OPI)은 사측이 자체 산출한 경제적 부가가치(EVA)를 기준으로 지급되어 왔지만, 구체적인 계산 방식은 철저히 베일에 싸여 있었습니다. 이에 대해 사측은 세부 기준 공개 시 핵심 영업 기밀과 투자 전략이 노출될 수 있다는 입장이며, 글로벌 기준과 비교하면 임직원 간 격차가 크지 않다고 해명합니다.
그러나 반도체 업황의 불확실성 속에서 직원들에게는 투자 확대를 이유로 고통 분담을 요구하면서도, 경영진의 보상 기준은 철저히 보호받고 있다는 점에서 내부의 감정적 골은 깊어지고 있습니다.
전문가들 역시 제도 개선의 필요성을 지적합니다. 학계와 노동계 관계자들은 삼성전자 내부에서 오랫동안 누적된 성과급 산정의 공정성 시비를 끝내기 위해서는 이제라도 명확한 근거를 공개해야 한다고 입을 모읍니다. 회사가 어려운 시기에도 경영진이 거액의 상여금을 보장받았다면, 향후 정당한 분배와 신뢰 회복을 위해서라도 인센티브 책정 프로세스의 투명화가 시급하다는 조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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