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황석정. 사진 | MBN ‘김주하의 데이앤나잇’
서울대 출신 개성파 배우 황석정이 지독했던 집안의 교육열과 어머니와의 길고 긴 갈등, 그리고 마침내 이뤄낸 극적인 화해 과정을 솔직하게 털어놓았습니다.
MBN 예능 프로그램 ‘김주하의 데이앤나잇’에 출연한 황석정은 마흔 살이 넘을 때까지 어머니와 대화조차 나누지 않고 지냈던 아픈 과거를 고백했습니다.
당시 어머니의 곁에만 가도 숨이 턱 끝까지 막힐 정도로 원망이 컸고, 따뜻한 모정 대신 냉혹한 마녀처럼 느껴졌다고 당시의 솔직한 심정을 밝혔습니다.
그녀의 집안은 당장 끼니를 잇지 못하고 매달 방세가 밀릴 정도로 형편이 어려웠지만, 집 안에는 언제나 피아노가 놓여 있었습니다.
자녀들에게 음악을 가르치겠다는 어머니의 남다른 고집 때문이었습니다. 그 결과 황석정의 국악 전공을 비롯해 오빠는 음악이론, 동생은 피아노과에 진학하며 삼남매 모두가 음악인의 길을 걷게 되었습니다.
배우 황석정. 사진 | MBN ‘김주하의 데이앤나잇’
이러한 집착의 이면에는 어머니의 이루지 못한 꿈과 깊은 한이 서려 있었습니다. 학창 시절 줄곧 전교 1등을 놓치지 않고 전액 장학생으로 미국 유학 기회까지 얻었으나, 집안의 반대로 꿈을 접어야 했던 상처가 자식들을 향한 과도한 교육열로 번진 것입니다.
여기에 남다른 음악적 재능을 지녔지만 방황을 거듭했던 아버지의 부재와 경제적 고통까지 겹치면서, 어머니의 억눌린 분노는 고스란히 자녀들에게 향했습니다.
끝없는 반목으로 40년 가까이 이어졌던 모녀의 벽을 허문 것은 다름 아닌 ‘연기’였습니다. 어머니의 병원비 마련을 계기로 다시 한집에 살게 된 황석정은 어머니라는 존재를 하나의 ‘시대적 인물’로 바라보기 시작했습니다.
연기를 통해 전쟁의 비극과 가난 속에서 꿈을 잃고 상처받아야 했던 한 소녀의 삶을 이해하게 되자, 가슴속에 엉켜 있던 오랜 미움과 원망도 비로소 녹아내렸습니다.
황석정은 결코 일어날 수 없을 것 같았던 기적이 모녀 사이에 찾아왔다며, 이제는 과거의 앙금을 모두 털어내고 친구처럼 편안한 일상을 나누고 있다는 따뜻한 근황을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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