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 한달 앞두고 죽어서야 탯줄 자른 새끼 상괭이…어미는 그물에 걸려 질식사

애니멀플래닛팀
2020.08.20 16:57:31

애니멀플래닛자료 사진 / 해양수산부


5개월 전인 지난 3월 제주 해상에서 사체로 발견된 '웃는 돌고래' 상괭이 배속에서 출산을 한달 앞둔 새끼 상괭이가 들어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0일 세계자연기금(WWF)은 제주시 한림읍 한국수산자원공단 제주본부에서 서울대, 인하대, 제주대, 시민단체 등과 해양보호생물 공동부검 연구를 실시했는데요.


이날 부검한 해양생물은 지난해 11월부터 지난 6월까지 제주 해안에서 사체로 발견된 남방큰돌고래, 참돌고래, 상괭이, 바다거북 등 4개체 총 8마리였습니다.


부검하던 중에 수의사가 어미 상괭이 배속에서 새끼를 꺼내 조심스럽게 태반과 탯줄을 잘라내자 온전한 모습의 새끼 상괭이가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애니멀플래닛자료 사진 / 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센터


어미 상괭이 배속에 있던 새끼는 길이 65~70cm의 수컷이었는데요.


전문가들은 어미 상괭이 폐에서 포말이 끊임없이 올라오는 점을 미뤄보아 그물에 혼획돼 질식사한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결국 배속에 있던 새끼는 출산 한달을 앞두고 죽어서야 탯줄을 자를 수 있었던 것입니다. 가슴이 너무 아픕니다.


상괭이는 '웃는 돌고래'라는 별명을 가진 국내 토종 돌고래입니다.


애니멀플래닛자료 사진 / 해양수산부


주로 서해와 남해에 서식하는데 제주에서 매해 30~40마리가 죽은 채 해안으로 떠밀려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실제 제주 해상에서 올해 6월 기준 17마리의 상괭이 사체가 발견된 바 있습니다. 한편 동시에 부검이 진행된 남방큰돌고래 역시 그물에 혼획돼 질식사한 것으로 추정됐는데요.


남방큰돌고래 위장 등에 남아있는 먹이 상태로 볼 때 전반적인 건강상태는 양호한 편이었지만 그물에 걸려 안타까운 죽음을 맞이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부검을 총괄한 이영란 세계자연기금 해양보전팀장은 "해양보호생물종은 바다의 건강을 알 수 있는 간접적인 지표"라면서 "제주 전역 해양생태계 건강을 위해 보전대책을 강구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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