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H엔터테인먼트, 매니지먼트 숲
영화 한 편을 만드는데 드는 비용 중 배우 한 명의 몸값이 절반을 차지한다면 믿어지시나요?
최근 치솟는 제작비 탓에 촬영조차 들어가지 못하는 한국 영화들이 늘어나자, 대형 매니지먼트사들과 정부가 마침내 특단의 대책을 내놓았습니다.
이병헌, 공유 등 대한민국 최고의 톱스타들이 소속된 기획사들이 직접 몸값을 낮추겠다고 자발적으로 손을 잡은 것입니다.
◆ 스타 배우들 출연료 순제작비 10% 미만으로 전격 제한
문화체육관광부와 영화진흥위원회는 지난 16일 국내 주요 매니지먼트사 및 영화 제작 단체들과 만나 한국 영화 제작 활성화를 위한 상생 협약을 체결했습니다.
협약의 핵심은 단순합니다. 정부 지원을 받는 중예산 영화를 만들 때, 주·조연 배우들의 총출연료를 순제작비의 10% 미만으로 책정하도록 소속사들이 적극 협조하는 것.
예를 들어 총제작비가 50억 원인 영화라면 아무리 티켓 파워가 강력한 주연 배우라 하더라도 출연료를 5억 원 아래로 조절하겠다는 의미입니다.
이번 협약에는 이병헌, 김고은이 소속된 BH엔터테인먼트를 비롯해 공유, 전도연, 수지가 속한 매니지먼트숲, 이보영이 속한 제이와이드컴퍼니 등 국내 정상급 기획사들이 대거 동참했습니다.
BH엔터테인먼트
◆ 예산 4배 늘린 정부 지원책에 배우들이 자발적으로 응답
이러한 전례 없는 결정 뒤에는 한국 영화 생태계를 되살리겠다는 정부의 강력한 의지가 있었습니다.
정부는 신인 감독들의 등용문이자 영화계의 허리 역할을 하는 중예산 영화 제작을 돕기 위해 작년 100억 원이었던 지원 규모를 올해 460억 원으로 무려 4배 이상 증액했죠.
이에 영화계의 핵심 주체인 스타 배우들과 기획사들이 자율적 출연료 조정이라는 상생 카드로 화답한 것입니다.
비록 법적인 강제력은 없는 도덕적 합의이지만, 위기에 빠진 한국 영화를 살리기 위해 업계가 스스로 기득권을 내려놓았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집니다.
영진위 한상준 위원장은 "좋은 기획과 창작 역량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제작비 구조로 인해 작품이 출발조차 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라며 "특히 중저예산 영화는 산업의 다양성과 미래를 지탱하는 척추인 만큼, 보다 건강한 제작 환경을 함께 만들어갈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한국영화의 핵심 동력인 배우들과 매니지먼트 업계가 정부의 한국영화 살리기 노력에 깊이 공감하고 주도적으로 동참해 준 것에 감사드린다"라며 "정부의 재정 지원과 영화인들의 상생 약속이 상승효과를 발휘해 한국영화가 재도약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라고 밝혔다.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 문화체육관광부
◆ 실효성 논란과 과제, 과연 한국 영화는 부활할까
다만 영화계 일각에서는 이번 조치를 두고 신중한 목소리도 나옵니다. 이번 협약이 제작비 20억 원에서 100억 원 미만의 정부 지원 영화에만 한정적으로 적용되기 때문입니다.
최근 대중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던 고액 출연료 논란은 대부분 수백억 원이 투입되는 글로벌 OTT 플랫폼의 대작들에서 발생했습니다.
또한 올해 이미 지원작으로 선정된 영화의 주연 배우 소속사들 중 일부는 아직 이번 협약에 참여하지 않은 상태입니다.
정부와 영화진흥위원회는 참여 매니지먼트사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민간 자율 협의체를 구성해 실질적인 제작 환경 개선을 이끌어내겠다는 구상입니다.
이번 상생 협약이 위기의 한국 극장가를 구하는 진짜 열쇠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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