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망치기에는 너무 느려 불길 피하지 못했다"…호주 산불로 멸종위기 처한 코알라

애니멀플래닛팀
2020.01.07 08:27:09

애니멀플래닛Koala Hospital Port Macquarie


지난해 9월 시작된 호주 남동부의 산불이 점점 거세지면서 호주를 상징하는 동물인 코알라가 사실상 멸종 위기에 처했다는 안타까운 소식들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다른 동물들과 달리 동작이 비교적 느리고 이동을 잘 하지 않는 코알라의 습성 때문에 뉴사우스웨일스 중북부 해안에서만 약 8,000마리 이상의 코알라가 목숨을 잃은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뉴사우스웨일스에 살고 있는 전체 코알라의 약 3분의 2 수준에 달하는 것으로 이번 호주 산불로 가장 큰 희생을 치른 코알라를 지구상에서 볼 수 없게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호주 시드니 대학의 생태학자들에 따르면 대형 산불로 인해 4억 8,000만 마리 또는 그 이상의 포유류와 조류, 파충류 등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애니멀플래닛twitter_@DingoResearch


'최악의 산불'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이번 호주 산불은 기록적인 고온과 기후 변화에 따른 가뭄 때문에 현재까지 무려 4개월째 잡히지 않고 있는 상황인데요.


그중에서도 특히 코알라가 멸종 위기에 직면할 정도로 피해가 큰게 사실입니다. 그렇다면 다른 동물들과 달리 코알라의 피해가 유독 큰 것일까.


코알라는 움직임이 느릴 뿐만 아니라 이동을 싫어하는 습성 때문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분석입니다.


생태학자 마크 그레이엄은 "화염이 나뭇가지를 통해 빠르게 확산되는 것에 반해 코알라는 재빨리 도망갈 수 있는 능력이 전혀 없습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애니멀플래닛Koala Hospital Port Macquarie


퀸즈랜드대 크리스틴 아담스-호킹 박사 또한 "새는 날 수 있고, 캥거루는 매우 빨리 달릴 수 있지만 코알라는 너무 느립니다"라고 말했는데요.


이번 호주 산불로 코알라의 서식지인 유칼립투스 숲의 80%가 불 타 없어졌다는 점에서 코알라가 독자적으로 생존이 불가능한 '기능적 멸종 상태'에 접어들었다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한편 산불로 인해 1000채 이상의 집과 900만에이커의 숲을 파괴하고 18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이번 주말에는 산불이 더욱 기승을 부릴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피해는 앞으로 더 커질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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